"그대만의 것"
작사 : 이효종, 고윤희 | 작곡 : 이효종 | 노래 : 소울맨
주인공 뒤에서 소리를 채워주며 메인 보컬을 빛내주는 코러스. 코러스는 그 역할이 완벽할수록 코러스 자신의 존재감보다 메인보컬이 더 돋보이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만약 코러스가 메인 보컬보다 더 돋보이게 되면 노래의 주객이 바뀌며 음악의 밸런스가 뒤틀어지고 엉망이 돼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코러스의 존재를 잘 눈치채지 못한 채 음악을 듣는다.
어쩌면 그래서 이번 주인공은 <가려진 음악 사이로>의 테마와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가 아닐까 싶다. 이번 <가려진 음악 사이로> 초이스는 2000년대 초중반 부터 현재까지 신승훈, SG워너비, 김태우, 린, 어반자카파, FT아일랜드, KCM, 정인 등 수많은 케이팝 앨범에서 레코딩 코러스 세션으로 활약중인 R&B 보컬리스트 소울맨의 솔로 곡 ‘그대만의 것’이다. 소울맨은 2015년과 2018년 가온차트 뮤직 어워드 코러스 부문 '올해의 실연자 상'을 수상하며 코러스계의 거장이라 불리운다.
| R&B 소리꾼, 소울맨
2003년 블랙가스펠 그룹 ‘믿음의 유산’ 멤버로 데뷔한 소울맨(본명 강태우)은 2010년 솔로 커리어를 시작하며 꽤 많은 음원들을 발표했다. 2011년 그의 세 번째 싱글 앨범 타이틀 곡인 ‘그대만의 것’은 단 하나의 피아노와 소울맨의 목소리만으로 꽉 찬 울림과 감성을 담아낸 곡이다.
소울맨의 보컬에서는 '존 레전드(John Legend)'나 '브라이언 맥나잇(Brian McKnight)'의 목소리처럼 흑인 R&B 소울 보컬이 가진 특유의 진동과 감칠맛이 느껴진다. 특히 그의 소울풀한 고음은 귀를 자극시키지 않는 편안함과 동시에 울림 있게 공간을 채우는 특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를 리듬 앤 블루스( R&B) 소리꾼이라 부르고 싶다.
| 음원보다 더 감동적인 그의 라이브
소울맨은 필자가 연출했던 2013년 Mnet(엠넷)의 라이브 공연 프로그램 M-GIGS(엠긱스)에 출연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 라이브 무대는 관객들이 식사와 함께하는 자리로 꾸며졌기에 무대 위 아티스트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사실 아니었다(이후 엠긱스는 온전한 라이브 스테이지로 개편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울맨의 ‘그대만의 것’ 무대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면서 모두가 식사를 멈추고 숨을 죽인 채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매료되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무대와 객석을 소울풀한 감성으로 물들이기에 하나의 건반 그리고 소울맨의 보이스면 충분했다. 공연을 준비하며 소울맨과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오래전 일이라 내용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무대에서의 진솔한 모습과는 또 다른, 참 유쾌하며 어린 소년처럼 웃음이 많던 분으로 기억에 남는다.
사실 소울맨은 잘 몰라도 노래 ‘그대만의 것’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노래일 테다. 가수 ‘린’이 2016년도에 이 곡을 너무 좋아해서 리메이크곡을 발표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원곡 소울맨의 '그대만의 것'은 그가 코러스를 하고 있는 유명 동료 가수들과 그들의 노래들에 가려져 있는(가려져 있기엔 아까운) 노래다.
소울맨은 올해 2024년 3월, 10곡이 담긴 첫 번째 정규 앨범 ‘Echoes’를 발표했다. 개인적으로 너무 반갑기도 했지만 반면 ‘그대만의 것’ 은 앨범에 빠져 있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규 앨범 수록곡 중에서 ‘Do You Remember Me’, ‘안녕’, '너라서' 등 필자가 좋아하는 소울맨의 감성을 느낄 수 있으니 함께 들어 보기를 추천한다.
언제 어디에선가 다시 소울맨과 만나 그의 소울풀한 노래와 웃음 가득한 이야기를 또 한번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본다.
<가려진 음악 사이로>는 인기 곡들에 가려지거나 세월이 지나 가려지기엔 아쉬운 케이팝 음악들을 소개합니다.
킴진 | KIM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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