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협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20년 구정 연휴부터였다. 처음엔 이전 메르스 사태처럼 약 한 달여 정도 조심하면 잘 지나가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난 2021년 구정 연휴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의 위협과 국가적 방역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 1년. 모든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집안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시기였다. 우리 집 또한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해 1년 내내 인테리어를 이리 바꿨다, 저리 바꿨다 하루가 멀다하고 분주했다. 그렇게 1년간,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집콕라이프를 실현해 주고 있는 5가지 아이템을 뽑아봤다.
| 1. 홈씨네마 : 대화면 스마트 TV
USB 입력단자조차 없었지만 10년이 넘도록 잘 쓰던 55인치 TV와 드디어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USB는 물론 인터넷이 직접 연결되고 앱도 설치 가능한 75인치 대화면 스마트 TV를 새로 들였다.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 가기 꺼려지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래 이때다! 싶어 (와이프의 결제를 득해) 바꾸게 됐다. 유튜브는 물론 넷플릭스나 웨이브를 통해 대형화면으로 다양한 동영상과 영화를 실감나게 감상하며 가족들과 함께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즐기고 있다.
| 2. 홈오피스 : 재택근무용 책상 & 파티션
원래 나만의 공간이었던 내 방 작업실에 와이프 전용 책상을 들이게 되었다. 아내는 재택근무 초기엔 거실과 주방 테이블을 맴돌다 TV 교체 허락을 조건으로 내 방에 와이프 재택근무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내 공간을 줄이고 새 책상을 구입해 아내의 재택근무용 공간을 세팅했다. 그렇게 며칠 함께 일해보니 와이프는 괜찮다는 반면 나는 집중력에 조금 방해를 받았다. 그래서 공간 분리를 위해 낮은 파티션을 구매하여 공간을 구분했다. 단 갑갑하지 않게 반투명의 고방 유리가 삽입된 파티션으로. 결과는 대만족, 마치 작은 사무실 같다. 아내는 지금도 일주일에 나흘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중이다.
| 3. 홈카페 : 바테이블 & 바체어
평소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렀던 커피숍이건만. 거리두기 방역지침으로 자유롭게 커피숍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집에서 편히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작게나마 마련하게 됐다. 거실 통창 앞에 길고 얇은 바테이블과 키 높은 바체어를 구매해 세팅했다. 아내와 나는 방에서 일하다가 이곳에서 커피 & 간식타임을 갖는다. 마치 회사의 탕비실 같은 기능을 해준다. 아이들도 햇살 좋은 날이나 눈이 내리는 날엔 이곳 바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꽃을 피운다.
| 4. 홈스쿨 : CCTV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아이들을 둔 부모로서 온라인 수업이 안심은 되지만 신경 쓸게 여간 많은 게 아니다. 재택근무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우리 부부 모두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업무로 인해 아이들만 남겨두고 몇 시간 집을 비워야 할 일이 생긴다. 가까이에 마땅히 돌봐줄 가족도 없기에 보안과 안전을 위해 아이 방에 CCTV를 설치했다.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별도 유지비가 들지 않는 제품으로, 특히 보안성을 신뢰할 수 있는 국내 개발 제품으로 구매해 설치했다. 약간의 딜레이가 있긴 하지만 CCTV와 스마트폰으로 쌍방향 대화가 가능하다. 화질도 좋은 편이라 아이들이 방에서 컴퓨터나 TV로 뭘 보고 있는지 식별이 가능하다. 재택근무하며 홈스쿨링 중인 아이방의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 할 수 있는 점도 이점이다.
| 5. 홈트레이닝 : 케틀벨부터 스미스 머신까지
운동이라면 출퇴근 중 걷기와 일주일에 한번 헬스장 가는 게 전부였던 우리 부부에게 재택근무의 시작은 신체활동의 부재를 뜻했다. 그래서 케틀벨과 짐볼, 덜덜이(쉐이크 보드) 같은 보조기구 등 소소한 홈트레이닝 용품들을 집에 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TV로 헬스와 요가 관련 유튜브를 시청하며 최소한의 신체활동을 홈트레이닝을 통해 이어가고 있다. 헬스를 정말 좋아하는 내 친구의 경우는 거리두기 방침으로 헬스장에 못 가게 되면서 아예 스미스 머신을 구입해 방 하나를 홈짐세트로 꽉 채웠다.
2021년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레이어드 홈이다. 코로나19로 본격적인 집콕시대가 되면서 집의 기본 기능 위에 층을 덧대듯 다양한 역할들이 다층적으로 형성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집도 코로나 시대 1년 동안 홈오피스, 홈씨네마, 홈카페, 홈스쿨 등 다양한 역할을 쌓아나가면서 어느새 레이어드 홈이 되어 있었다. 집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과정들이 아주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 해결이 되고 있는 신세계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미래의 집은 단순히 집 이상의 역할을 하며
사람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추게 될 것이다."
토머스 프레이 | 미래학자
킴진 | KIMZINE